서울 강남권의 부동산 시장이 최근 다시 들썩이고 있습니다. 특히 지난달 12일 서울시가 강남구와 송파구 일부 지역의 토지거래허가구역(토허제) 해제를 발표하면서, 가족 간 직거래가 눈에 띄게 증가하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이러한 현상은 세금 부담을 줄이려는 편법 증여 가능성을 의심케 합니다.
"아들아, 강남 아파트 넘겨줄게"
송파구 잠실동에 거주하는 80대 A씨는 토허제 해제 발표 이후, 보유 중인 아파트를 40대 아들에게 매도하기로 결정했습니다. 기존에는 토지거래허가구역 내에서 매수인이 실거주를 해야 하는 규제가 있어, 부산에서 직장 생활을 하는 아들에게 집을 넘기는 것이 불가능했습니다. 그러나 이번 규제 완화로 인해 전세를 활용한 갭투자가 가능해지면서, 집값이 추가로 오르기 전에 거래를 서두르는 분위기가 감지됩니다.
A씨는 최대한 낮은 가격으로 집을 넘길 방법을 찾기 위해 세무사와 공인중개사를 찾으며 분주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그는 "아들이 모아둔 돈이 많지 않다 보니, 이번 기회를 잘 활용하면 세금 부담을 줄이면서도 집을 물려줄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증여세보다 직거래가 유리?"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토허제 해제 이후 가족 간 직거래가 급증하는 이유는 높은 증여세 때문입니다. 증여세율은 과세표준에 따라 최대 50%에 이르기 때문에, 정상적인 증여보다는 실거래 신고가액을 조정해 매매 형식으로 주택을 넘기는 것이 절세 효과가 크다는 계산이 작용한 것으로 보입니다.
현행 상속세 및 증여세법에 따르면, 실거래가 대비 30% 이상 낮거나, 최근 3개월 내 거래가보다 3억 원 이상 낮으면 증여로 간주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따라서 가족 간 거래를 원하는 이들은 어디까지 가격을 낮춰야 세무 조사 위험을 피할 수 있는지를 중개업소에 문의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습니다.
"시세보다 수억 원 저렴한 직거래, 의심 사례 속출"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을 통해 확인된 실제 거래 내역을 살펴보면, 시세 대비 현저히 낮은 가격으로 거래된 사례들이 다수 발견됩니다.
- 송파구 잠실동 엘스 전용 59㎡: 1월 22억 3000만 원 → 2월 13일 직거래 15억 원 (약 8억 원 하락)
- 같은 아파트 전용 84㎡: 2월 14일 직거래 21억 1000만 원 → 2월 26일 신고가 거래 30억 원 (약 9억 원 하락)
- 강남구 삼성동 래미안대치팰리스 전용 94㎡: 1월 거래 42억 9300만 원 → 2월 직거래 39억 원 (약 4억 원 하락)
이처럼 규제 해제 직후 가족 간 거래가 집중된 사례들은 편법 증여 가능성이 제기되는 부분입니다. 특히, 거래가 이뤄진 직후 호가가 급등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시세보다 낮은 가격에 거래된 경우 정상적인 거래로 보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정부 조사 강화 전망, 무리한 직거래는 위험"
부동산 전문가들은 이러한 가족 간 저가 직거래가 결국 세무 당국의 감시 대상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경고합니다. 박합수 건국대 부동산대학원 겸임교수는 "매년 6월 보유세 과세 기준일 이전에는 세금 부담을 줄이기 위한 가족 간 거래가 빈번했다"며, **"이번 토허제 해제와 맞물려 미래 가치가 높은 강남권 아파트를 자녀에게 넘기려는 부모들이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거래는 정부의 감시망을 피하기 어려울 전망입니다. 국토교통부 부동산소비자보호기획단은 이미 2022년부터 아파트 직거래 신고 건에 대한 이상거래 여부를 정기적으로 조사해왔으며, 이번 강남권 토허제 해제 이후 집중적인 단속이 예상됩니다.
강남권의 한 공인중개사는 "정부와 지자체가 이상 거래를 집중 조사하는 상황에서, 너무 과도한 꼼수 거래를 시도하는 것은 큰 리스크가 될 것"이라고 조언했습니다.
결론: 강남권 부동산, 신중한 접근이 필요
강남권 토허제 해제 이후, 가족 간 직거래가 증가하는 현상이 뚜렷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편법 증여를 통한 절세 목적의 거래는 단기적으로 유리해 보일 수 있지만, 세무 당국의 조사 대상이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부동산 시장이 다시 활기를 띠면서 가격 상승 기대감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무리한 저가 거래보다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점을 유념해야 할 것입니다.